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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이런 저런 이야기

짧게 쓸 시간이 없어서 길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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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편지를 짧게 쓸 시간이 없어서 길게 씁니다"

이 말은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이 처음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고 정리해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한 문장 안에서 고스란히 알수 있다. 서점에 수많은 글쓰기 책을 보면 거의 대부분의 노하우 첫번째가 바로 "글을 짧게 써라"이다.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짧게 써라'지만, 그렇다고 글쓰기 초보자들이 쉽게 따라 하기는 어려운게 바로 '짧게 써라'이다.

 

미국의 한 신문사에서 공모한 55단어 픽션에 당선된 글이라고 한다. 

 

"조심해, 자기야. 그 권총에 장전돼 있어."

그는 침실로 들어오면서 말했다. 그녀는 침대보드에 기댄채 쉬고 있었다.

"이걸로 당신 와이프 쏠려고?"

"내가 직접 하는 건 너무 위험하지. 전문 킬러를 쓸 생각이야."

"난 어때요?"

그는 낄낄거렸다. 

"귀엽군. 세상에 어떤 바보가 여자 킬러를 쓰겠어?"

그녀는 총을 들고 조준한 채 대답했다.

"당신 와이프"

 

이렇게 짧은 글에 그럴듯한 한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글의 분량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다.  비슷한 예를 잘 드러내는 잘 알려지 일화도 있다. 대문호 작가 헤밍웨이가 파리에 머물면서 여러 다른 작가들과 교류하던 시절, 여느 때처럼 카페에 앉아 있는 그에게 한 사람이 이런 흥미로운 놀이를 제안했다. 

 

"당신이 미국 최고의 소설가라고 들었소. 그러면 시합을 하나 합시다.

  열 단어 이내로 된 짧은 소설을 하나 써서 사람을 눈물짓게 만들 수 있다면 당신이 이긴거요."

 

헤밍웨이는 잠깐 고민하다가 이렇게 썼다.

 

For sale : Baby shoes. Never worn.

팝니다 : 아기 신발. 한번도 안 신었음.

 

단 여섯 단어로 된 이 한줄을 보고 내기를 제안했던 사람은 곧장 헤밍웨이의 승리를 선언했다. 널리 퍼진 유명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 문장을 실제로 헤밍웨이가 썼는지는 알 길이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