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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이런 저런 이야기

고객 갑질에 임하는 한 업체의 권리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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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도시락 전문업체 「스노우폭스」는 매장에 이러한 구절을 내걸었다. 

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

 

2015년 이러한 내용의 공지문을 매장에 붙여 당시 화제를 모았다. 바로 이 업체의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문' 중 한 구절이다. 그 안내문에는 "상품과 대가는 동등한 교환입니다. 우리 직원들은 훌륭한 고객들에게 마음깊이 감사를 담아 서비스를 제공하겠지만 무례한 고객에게까지 그렇게 응대하도록 교육하지는 않겠습니다"라고 설명되어있다. 

 


당시에 사회에 만연했던 '고객 갑질'에 대한 당당한 대응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이다. 당시만 해도 아직까지는 '고객은 왕', '손님이 짜다면 짜다' 식의 마인드로 창업을 하거나 고객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마음가짐이 사업에 대한 고전적인 고객만족의 기본이기는 하다.

 
하지만, 사회가 변하며 정당하지 않은 고객의 요청은 이제 가만두고 보지는 않는 분위기가 되었다. 

 

몇년전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을 다루며 미국 <뉴욕타임즈>에서는 한국 대기업의 갑질 문화를 기사화했다. 그 기사에는 (부끄럽게도 ㅠㅜ) 갑질을 소리나는대로 'Gapjil'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는 영미권 매체가 한국 발음 그대로의 '갑질'을 사용한 최초의 사례가 되었다.

 


<뉴욕타임즈>는 '갑질'에 대한 정의를 아래와 같이 덧붙이기도 했다.

the abuse of underlings and subcontractors by executives who behave like feudal lords

(마치 봉건영주들처럼 행세하는 경영자들이 부하직원이나 하도급업자들을 학대하는 것)


다시 스노우폭스 사례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이어보자면, 안내문을 걸게 한 짐킴홀딩스 김승호 대표는 "무례한 고객에 대한 응대는 직원들 입장에서 가장 난처한 상황인데 회사가 자신을 보호해준다는 확신을 가지면서 직원들의 애사심이 높아졌다."며 "고객들도 더욱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2015.11.2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대표는 자신의 이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스무 살에 미국으로 이민한 재외동포였다. 흑인 동네에서 장사도 했었고, 식품점을 운영하면서, 하루에 18시간 이상 일하기도 했다. 그는 결국 미국에서 매출 2천억 원의 외식업체 대표가 되었고 고국에도 매장을 냈다. 미국의 경우는 어떠냐는 뉴스 진행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을 했다.

 


사실 외국이라고 이런 진상고객들이 없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미국은
‘우리는 손님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라는 내용의 종이를 써서 붙여놓는 경우가 많아요.
소란을 일으키는 고객이 있으면 손가락으로 그 사인 안내문만 가리키면 돼요.
그래도 문제를 계속 일으키면 경찰을 불러서 내쫓아버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