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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의 think와 10%의 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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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목수 한분이 언젠가 내게 무엇을 설명하면서,
    땅바닥에 집을 그렸습니다.
    그 그림에서 내가 받은 충격은 잊을수 없습니다.
    집을 그리는 순서가 판이하였기 때문입니다.
 
    지붕부터 그리는 우리들의 순서와는 반대였습니다.
 
    먼저 주춧돌을 그린 다음 기둥, 도리, 들보, 서까래,
    그리고 맨 나중에 지붕을 그렸습니다.
    그 분이 집을 그리는 순서는 집을 짓는 순서였습니다.
    실로 일하는 사람의 그림이었습니다.
 
    세상에 지붕부터 지을수 있는 집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붕부터 집을 그리고 있습니다.
    늘 지붕부터 그려온 나의 무심함이 부끄러웠습니다.
 
    여러분은 지붕부터 집을 그리는 창백한 관념성을 청산하고
    주춧돌부터 집을 그리는 튼튼한 사고를 길러야 합니다.
 
                        - 신영복교수의 입학시 축사 중 -
 
나 역시 색연필로 아들에게 집 그림을 그려줄때 늘 지붕부터 그린다.
(자동차 그림 그릴때도 타이어 없이 차체부터 공중에 띄워놓고 그리는듯하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늘 보고서를 적을때 설익지 않은 생각들을 문서작업하느라 허둥댈때가 많다.
기둥과 주출돌없는 허술한 집이 되는것이다.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렸던 어느 수필의 말처럼,
여물지도않는 알을 꺼내기 위해 닭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음이다.
 
올해는 집을 지을때 그것처럼,
주춧돌을 먼저 튼실하게 까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 뭐든 하기전에 생각부터 하기!!
- 기획서를 작성할때 뭘 발표할지 섣불리 정해놓고
   그리기부터 하는게 아니라, 뭘 이야기할지 스토리텔링 먼저하기
 
광고계의 거장 헬 스티빈스가 말했다고 한다.
"광고 카피는 90%의 think와 10%의 ink로 태어난다"라고.
 
논산 훈련소 시절 조교들이 훈련병들에게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머릿속에 개념 집에다 놓고 왔습니까? 생각들 좀 하십시요."란 말을 잊지않고!!



[덧글]

A : "사상누각(沙上樓閣)/공중누각(空中樓閣)" 이라는 사자성어가 딱 떠오르네요.
    모래위나 공중에 건물을 올릴 순 없죠. :)  

B : 많은 고민 끝에 하나 포스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젠 생각나는대로 써대는 게 잘못은 아니겠죠? ^^
    오랜만에 과장님 글을 읽으니 기쁩니다. ㅎㅎ 

C : 조과장님 뵌지 넘 오래 되었네요...
    이렇게 가끔... 툭~! 하고 올라오는 포스팅... 턱~하고 가슴을 때립니다... 고맙습니다.  

D : 이 글을 읽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은 집을 그릴때 한옥을 그리지 않고 아파트를 그릴 것 같다는... 
    주춧돌 먼저 혹은 기초 먼저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집을 그릴 것인지도 중요한 것 같네요. 잘 읽고 갑니다.     

E : 아침부터 좋은 가르침 받습니다.~~ ㄳ 

F : 자동차 조립할 때 차체 먼저 조립하고 나중에 바퀴를 끼우는것이 맞을 듯 싶습니다  ^^;
    오히려 정확히 그리고 계신 것인지도...  ㅎㅎ

G : 기본의 중요성은 정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거 같네요. 좋은 글 스크랩해가겠습니다. 

H : 아. 90%의 타이핑과 9%의 맞춤법 사전, 그리고 1%의 카피로 이뤄진 내 보고서여~ 
  
J : 전하는 메시지가 참 강하게 와 닿네요 항상하던 생활의 업무의 방식에서 관성의 힘으로 끌려다닌 현재의 모습인것 같습니다
   우리아들 그림드리는것도 유심히 한번 봐야 것네요  

K : 정말 좋은 글이군요 90%의 Think와 10%의 Ink!!!  

L : 자동차의 경우, 제 기억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바퀴->윈도우(창)->나머지 순으로 그려나가더군요.  
 
M : 좋은 글 감사.. 나의 주춧돌과 기둥부터 다시 한번 점검해봐야겠어요. 

N : 정말...좋은글입니다^^ 부서원에게 공유하여야 겠습니다 

O : 집짓는 순서대로 그림그리면 나중에 지붕그릴때 다시 지워야 되잖아요.. ㅎㅎ
    누구나 90%의 think는 머리 속에 있기때문에 10%의 ink로 지붕부터 그리게 되는듯 한데요..
    직업의 특성상 바닥부터 그리는게 편한 분들도 있겠지만요. 

P :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를 다시 되돌아 보게하는 좋은말인것 같아요. ^^ 

Q : 가슴에 와 닿는 글귀 감사합니다. 여운이 많이 남네요 

R : 헬 스티빈스의 명 대사가 유난히 뇌리에 박힙니다 ㅋㅋㅋ  

S : 좋은 말씀. 머릿속에 개념을 상실하지 않도록. 단디 챙겨 다니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