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있는 공장(Factory)은 Fact 와 Story를 같이 생산한다.

  ☞ 엮인글 원문 : 서로 다른 두 장소의 단상 : 서울운동장과 트레비

지난달 석가탄신일 연휴 가족들과 함께 양양 대명쏠비치엘 갔다.
대명쏠비치는 처음 가봤는데, "쉬러가기"에는 정말 좋다.
주위에 바다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고, 대형콘도이지만 어수선하지않고,
객실에서 바로 바다로 나갈수 있어 아침해 떠오르는걸 보기에는 최고인듯!

하여튼 그곳에서 쉼을 마치고 가족들과 차를 나눠타고 올라오던 중,
내 차가 Overheat를 해서 차가 멈췄다. 시동도 걸리지 않았다.
내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다른 차로 보내 서울로 출발시키고,
나는 강원도 원통 어느 허름한(?) 카센터로 견인을 해 이동했다.

사람이란게 참 간사해서,
서울의 기사가 깨끗한 작업복을 입고 최신 기계를 활용하여 차를 고치던
모습만 보다가,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카센터에 있으려니 불안감이 엄습했다.

수리기사 역시 오만년은 입었을듯한 늘어진 작업복에
차를 들어올리는 리프트도 올라가는게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아~ 그냥 서울로 견인해서 올라가야 하나?
 여기에서 차를 고쳐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수리를 맡겼다.

이런 불신(?)의 마음으로 수리를 들여다보다가,
차차 그 기사의 손놀림에 빠져들었다.

서울의 기사들처럼 조급하게 하지는 않지만,
느긋느긋 눈감고도 차의 구석구석을 다 알아서 매만지는 솜씨,
차의 엔진소리만 듣더니 나의 차 문제점을 낱낱이 꿰는것이다.

결론적으로 5시간이 넘는 수리 끝에 나의 차는 고장 전보다 확연히 달라졌다.
작게 웅웅거리는 소리는 전혀 없어지고, 미세한 핸들의 떨림 역시 하나도 남지않았다.
장갑을 털어내고 담배를 꺼내물며 그 기사는 무심하게 프로야구 경기를 지켜보았다.

알고보니 30년이 넘게 국내 최고자동차회사에서 기능공들을 가르치던 엔지니어였다고 한다.
그것도 장인의 명칭을 듣던 마스터 엔지니어.

그러던중 손녀딸이 차에 치여 죽는 사고를 겪고 서울집을 정리하고
강원도 산골에 와서 3년동안 아무일도 안하다가 얼마전부터 소일거리로
아는 사람의 카센터에서 가끔씩 이렇게 수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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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여기까지이다.

위의 글 중,
가족들과 양양에 간것은 Fact 이다.
거기에서 내 차가 퍼진것, 그리고 지방의 카센터에 가서 수리한것까지도 Fact 이다.

그러나 그 기사에 얽힌 이야기는 지어낸 Story 이다.

요즘 블로그, 미니홈피, 홈페이지, 트위터 등 다양한 SNS를 지켜보면서 느낀건,
기업의 홈페이지처럼 Fact만 있는 사이트는 이제 가지않는 곳이 되어 버렸다.

블로그처럼 fact 위에 슬쩍 story를 얹어야만 사람들이 방문을 한다.
이야기가 있어야만 관계형성도 되고, 거기에서 대화가 나오는 것이다. 

물론 Story도 어느정도 fact에 기반해야하지만,
story 준비안된 fact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위의 엮인글에 써놓은 이탈리아의 트레비 분수도 Story가 있어 더 유명한 곳이다.

며칠전 재밌게 본 영화 역시, (영화 시나리오상을 그대로 믿는다면)
"방자전"이라는 fact를 훗날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도록 "춘향전"이란 story를 만든것이다.

하여튼 fact 못지않게 거기에 얽힌 story에 관심이 많아지는 세상이다.

인기있는 공장(factory)이 fact와 story를 같이 생산하듯,
인기있는 SNS를 하기위해서도 역시 story 가 중요하다!

### 추가글 ###

이 글이 삼성블로그, 삼성이야기에도 실렸네요.  ^^ http://www.samsungblogs.com/194 



[덧 글]

A : 과장님, 카센터 전화번호 좀 알려주세요~
    잘 쓴 상품평(?)을 읽은 듯 당장 찾아가서 수리 받고 싶은 뽐뿌가 ㅋㅋ

B : story가 fact처럼 느껴지는데요... ^^
    글 잘 쓰는 사람들 보면 부럽습니다..

C : 정말 부럽습니다...말씀에 동감하며 지나가는 1人~~

D : 많은 fact를 만들어내야 좋은 story가 나오는거 같아요~~
    대학때 선배들이 무조건 많은 것을 해보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는 말이
    요즘들어 절실하게 느껴지네요~

E :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저도 Fact 만 있는 블로그는 잘 안가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Fact 와 Story 히 배합하는 거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

    ps. 저도 그 카센터가 어딘지.. ㅎㅎㅎ

F : 정말 글솜씨가 좋으시네요. 부럽다.

I : 저 역시 글 잘 쓰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