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부근에 있는 흑석동의 중앙대학교를 지나다보면,
나름 유명(?)한 벽보붙은 담벼락을 볼수 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하숙구하는 기사에 자주 나오던 담벼락이다.
너무 많이 붙어있는 정보속에 좀더 잘 보이게 하려고
색지를 사용하거나, 큰 글씨를 하거나, 애교섞인 카피를 볼수 있다.
그러나,
그 벽보를 봐야하는 대학생에게 자기 하숙집의 정보를 전하기는 쉽지않다.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아무리 상대에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좋은 정보를 전해주고 싶어도
관계의 단초를 엮지 못하면 그 정보의 내용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집 정리를 하다가 너무 낡은 책상이 눈에 거슬려 새 책상을 구입하였다.
요즘은 책상 버리는 것도 일이며, 버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돈을 내서 처리해야 한다.
그래서 사용을 안 하게 된 헌 책상을 혹시나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까하고 인터넷 중고장터에 책상을 내놓았다.
‘사용 안 하는 헌 책상 그냥 드립니다. 외관은 낡았지만 상태는 양호합니다.
필요하신 분 직접 가져가시면 됩니다. 메일 주세요!’
글을 올린 지 하루가 다 되어도 아무도 그 글에 대한 문의가 없었다.
하긴 요즘 세상에 누가 낡은 중고 책상을 필요로 할까 하며 폐기물 처리 비용을
내고 버리려고 하다가, 한 번 더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로 했다.
그랬더니 글을 올린 지 20분도 채 안되어서 여기저기서 책상을 가지고 가겠다고
문의 메일이 왔다. 심지어 공짜로 주려던 책상을 돈 주고 사겠다는 사람까지 있었다.
‘서울대 수석 합격자 배출한 헌 책상, 선착순 1명에게 드립니다.’
게시판에 두 번째로 수정해서 올린 글의 내용이다.
예전에 생활 유머 소재로도 인용되었던 이야기이다.
두 번째로 올린 글은 첫 번째 글보다 내용은 짧지만,
무엇보다도 ‘서울대 수석 합격자’와 ‘선착순’이라는 내용이
읽는 이로 하여금 관심을 갖고 반응을 보이게 한 중요한 요소였던 것이다.
공부하기 위해 책상을 사용하는 사람의 최고 관심사가 뭔지,
그리고 그 심정을 이해하는 사람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아이디어였던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인 "상대 반응을 불러오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상대가 관심 있어 하는 심리를 읽어낼 수만 있다면 최소한 문전 박대의 거절은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개업한지 1주일이 되어 가는데도 손님이 없어서 고민하는 어느 식당 사장님.
특별히 가게의 목이 나쁜 것도 아니고, 메뉴의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닌 식당이었다.
물론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주방장의 실력도 나쁘지 않으니 더욱 걱정이 되었다.
사장님은 고민 고민하다가, "특이하고 창의적인 홍보"의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 방법은 매일매일 오토바이에 배달통을 싣고 주변을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물론 그 배달통은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는 빈 배달통이다.
배달통을 싣고 시장 골목을 달려온 후에는 가게에서 다시 빈 배달통을 하나 들고
바쁘게 윗동네로 배달을 다녀오는 척(?) 했던 것이다.
그러기를 며칠째,
배달통을 싣고 쉼 없이 달리는 사장님을 보고
"저 가게는 배달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손님이 많나 보네!
얼마나 맛있는 메뉴들이 있기에..." 라고 사람들은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하나 둘씩 손님이 밀려와 그때부턴 인산인해를 이루는 식당이 된 것이다.
이처럼 상대에게 반응과 관심을 받고 싶을 땐 때론 바쁜 척도, 혹은 있는 척도 필요하다.
물론 내실이 있고 봐야 ‘~척하는 것’도 먹혀든다.
하여튼
위의 책상을 파는 사람의 "관심 끌기 아이템" 낚시 태그나,
위의 음식점 사장님과 같은 "있는 척~" 노력이 아니더라도,
상대에게 반응과 관심을 받고 싶으면 깊은 관심을 먼저 보여야 하는 것이다.
관계를 맺기 위한 첫 노력인 만큼 이정도의 투자와 노력은 당연한 것이다.
[덧글]
A : ㅋㅋ 반응을 얻고 싶으면 "돌"을 던져라.. 라고 생각하고 들어왔더니.. ^^ 아니군요. ㅋ 책 언제 나와요?
B : 이 글 너무 좋네요~~~발상의 전환이라고도 볼 수 없는데...약간 바꾼건데요,,,
우리네 삶도 매일매일 쪼금씩 아주 쪼금씩 바꿔봐야겠어요~~그럼 1년후에는 엄청난 변화가 오겟죠?
C : 나도 이렇게 짧으면서 좋은 글을 쓰고 싶어요...수련을 더 해야겠어요~
D : 책책~ 빨리 책 보고 싶어요..^^ㅋ
E : 오오 떡밥!!!!^^ 하지만 참 기분좋은 떡밥입니다.
F : 이런 이야기도 생각나요. 조카들이 답장을 안보내길래 궁리끝에 편지 제 마지막 내용에 돈을 넣어놨다는 거짓내용을 썼다고 하니,
그때서야 답장이 왔다고 합니다. ㅎㅎㅎ 이것도 떡밥이죠?^^
G : 예전에 읽은 내용중에, 점포 앞에 무단으로 자전거를 세워 두는 바람에 영업을 할수 없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곳에 자전거를 세워 두는 사람들에게 부탁도 해보고 자전거 두지마세요 라는 글도 적었지만 똑 같았다는데,
어느날 문구 를 다른것을 바뀐후에는 그 앞에는 자전거가 한대도 없었다고 하네요 ^^
"자저거 무료로 드립니다,아무거나 가져가세요" 라고 ^^
H : 재밌는 에피소드네요. 완전 공감하고 갑니다 ^^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때도 제일 먼저 게시판부터 살피죠.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인지, 대응은 제대로 하는지 보려고요.
요때 주인이 "있는 척" 을 하게 되면 제대로 낚이는 거죠~ ^^
J : 마지막 2줄 매우 공감합니다. 특히 사내에서 학술연수 같은 것을 갈 기회가 있을때,
평소 적극적으로 appeal을 하지 않으면 기회를 얻기는 로또만큼 어려워지더군요.
K : 저희 부서 행정사원이 공지 메일을 안 읽자 "장동건-고소영 결혼 뒷이야기" 이런 식의 제목을 붙여보내더라구요.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도 좋은 홍보방법 같아요. ㅎㅎㅎ
L : 사람간의 관계가 관심의 주고받음이란 걸 새삼 깨닫게 되네요
M : 좋은글 감사 감사 ^^ 스크랩 해갈께요 ^^
N : 메인에 다시 오르셨군요 ㅎㅎ
인제 스킨만 봐도 과장님 블로그인지 알겠어요 ㅎㅎ
O : ㅎㅎ 서울대 책상 이야기~ 유머 였구나 ㅎㅎ
역시 재미와 공감! 대세는 재미와 공감이에여!!
P : 성능이 아주~~ 좋은 낚시 기법이네요.
잘 배우고 갑니다. ^^
Q : 병원의 경제학이 생각나네요. 바쁘지 않는데도 진료를 천천히 보면서 사람들을 줄을 서서 기다리게하면 그 병원이 실력이 뛰어난 것으로 인식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게되죠. 이런 여러가지 생각도 창의적 마케팅 방법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도 뛰어난 제품이지만 그런 심리적인 요소에 끌린 사람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제품도 그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봐야할 때가 아닐까요?
열심히 일만 한다고 잘 팔리는 건 아니니까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R : 일단 낚자... 뭐 이런건가요?...ㅎㅎ...
얼마전에 EBS에서 "스토리"에 대한 특집 기획방송을 했었는데, 책상을 팔았던 에피소드 비슷한게 나왔었죠.
과수원에서 사과를 기막힌 방법으로 팔았던 얘기(아오모리 사과라고 검색해보세요.).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S : 저도 평상시에는 클릭을 잘 안하고 지나가는데 오늘은 싱글게시물의 부제목만 보고 클릭했으니 정말 "서울대 수석 배출자 책상"이라는 아이디어 발상 대단한거군요 ㅋ
대박이라는~~~
T : 과장님 책 나오면 꼭 읽어볼께요 ㅋ
U : ㅇㅇㅇ 에 들어갈 말이 떠억밥 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저 뿐일까요?
V : 잘읽고 많이 느끼고 갑니다.
W : 좋은 글 감사합니다*^^*
X : ㅎㅎ 배달통은 시골의사 아저씨와 유사한걸요..택시타고 맨날 약국 찾아가셨다잖아욤...괜찮은 방법..ㅎㅎ
Y : 정말 좋은 글입니다. 회사생활을 포함한 모든 사회생활에서 꼭 필요한 내용 같습니다.
Z :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센스들 같습니다.최고네요^^
a : 저희 집 아파트 이야기를 하자면
전 주인 아들이 취직이 잘 돼서 저희 어머님이 좀 더 빨리 집을 사셨습니다.
그리곤 저때문에 사셨다고 하시더군요...ㅋㅋㅋ
집에 운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b : 위의 이야기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말 한마디로 똑같은 아파트지만 파는 사람의 그 한마디의 영향이 매우 큰 것 같네요~ 이 말 마디의 가격을 돈으로 따지기 힘들듯 ;;
c : 반응을 얻고 싶으면 "낚시대"를 던져라 라고 생각했습니다 ㅎㅎ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d :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e : 우와, 좋은글이네요.담아갈게요 ㅎ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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