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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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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가 조조에게 본인은 영웅이 아니란걸 믿게하기 위해,
천둥소리에 놀라 술상 아래 숨는 "설정"을 하는 장면이 있다.
물론 조조는 그 순간 유비의 어리숙함에 바로 속게 된다.

어제 천둥과 번개 불빛에 놀란 이안군이 잠을 깬건 새벽 2시.
그때부터 이안군은 4시가 넘어서도 울먹이며 잠을 안 잤다.

나 역시 잠못자며 이안군을 꼬옥 안고 동화 이야기도 했다가,
하늘에 방귀대장 뿡뿡이가 있어 저렇게 방귀를 뀐다고도 했다가,
음악도 틀어줬다가 부채질도 했다가 ... 등등

하여튼 이안은 거의 뜬눈으로 지새다가 어느새 피곤한지 잠이 들었다.

어쩜 그놈은 유비의 그것처럼,
아빠가 자다가 일어나서 짜증을 낼지, 아니면 자기를 잘 달래줄지
테스트해보려 거짓 "설정"을 한게 아닐까 하는 생뚱맞은 생각이 들었다.

"아빠가 그래도 나를 위해 짜증한번 안 내고 그런대로 잘 놀아주네~"
라며 마치 카이저소제의 그것처럼 쓰윽 미소지으며 잠든건 아닐지??


덧글) 어제 신문에서 본 청와대 집주인의 사진이다.
        일요일 보좌관들과 8.15 연설문을 작성하다가,
        박태환의 수영경기를 보고 환호하는 장면이라나!!

       근데 과연 저 사진이 박태환의 경기가 끝나는 "결정적인 순간"에 찍은걸까?
       아니면 우리 사내방송 PD님들께서 잘 쓰시는 방법(?)처럼,
       한참 지나
"
설정"을 한것일까? ^^

       "각하, 방금 수영 보시고 환호하는 장면, 일품입니다.
        사진 하나 찍어서 내일 보도자료 내시죠!
        아마 며칠전 태극기 꺼꾸로 들었던 망신 사진을 대체할수있을듯합니다.
        제가 사진 찍을테니, 보좌관들과 이쪽으로 오셔서 "설정샷~~~" 한방!!!"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리 플 ]

A :  설정이 느껴지는데요...
     연설문 작성하면서 TV를 본다는 자체가 이상합니다.
 
B : 조과장님 글이 더 설정같다는- ㅋ 그만 딴지 걸어야겠다아~~~~ ^^;
    
그나저나, 이안이에게 증-말 좋은 아빠란 건 늘, 인정!  

C : 저거 누가봐도 설정인데...쩝-
     차라리 저 서류들 말고 맥주랑 안주만 있었어도 덜 민망한 사진이 되지 않았을까요?  
 
D : ^^; 저... 아무래도 이번 정권의 언론/홍보 담당 라인은...

     능력/감각이 엄청 부족하거나... 완전 딴세상 사람인듯... ^^;

     뭐랄까... 정말... 사고방식이 80년대 그대로 퍼온 것 같아요... --;
     (음... 정치 얘기 삼가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유혹에 넘어가네...)

 
I : A님, 그렇죠? 너무 설정티가 나죠.. ^^

   B씨, 나의 아내도 늘, 좋은 남편인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좋은 아빠인지는 알겠다고 항상 투덜투덜~~~ ^^  

   C님, 그러게요 차라리 맥주를 마시던지.. ^^

   D님, 유혹할려고 이 사진 붙인건 아닌데.. ^^ 하여튼 감각 떨어진다는건 저도 한표!!  
 
E :  어쩌면 홍보 담당자의 능력/감각보다 윗선의 컨펌 마인드가 문제일지도 모르죠.
     사실 홍보상 필요하다면 유비처럼 체면 버리고 쇼를 해야할 때도 있는데,
     홍보 담당자가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면 감히 그런 제안을 하기가 쉽지 않아요. ㅎㅎ
     암튼 사진을 보니 홍보담당인 대변인의 포즈와 표정이 가장 카메라를 의식한 듯...

     아이들은 소리와 빛에 민감한가 봐요.
     몇달전 민준이 데리고 야간개장한 에버랜드에 간 적이 있었는데요.
     가까이서 불꽃놀이를 하니까 무섭다고 하더군요. ㅎㅎ
     하늘에 방귀대장 뿡뿡이가 있다니.. 한번 써먹어봐야 겠네요.  
 
I : 이동관 대변인인가를 말씀하시는군요.. ^^
   역시 PD이시니 카메라를 의식한 표정을 대번에 알아보시는군요..
   아마 민준이나 저희 이안이처럼...
   이맘때가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겁이 생기는 시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더더욱 그러한 놀람과 소리에 민감해하는지도..  
   잘 지내시죠?? 점심이나 한끼 하자고 말한지 벌써 계절이 두번 바뀌는군요.. *^^*  

 
F : 이제 두분, 점심 같이 못하실텐데요-ㅎ  
 
E : 흐.. 말 나온 김에.. 내일 점심 어떠신가요? -_-ㅋ  
 
I : 차장님. 내일 점심 콜~~~~
    F님,
점심 같이 하실듯한데요 ㅎ  

 
G : ^^; 음... 물론... 조직의 특성상... 윗선으로 흘러가는 정보가...
    윗선이 듣고 싶은 쪽으로 왜곡되고 필터링 되는 경향도 있죠.
    하지만... 실제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하는 실무진의 역할은
    그런 걸 감안해서도... 현실 감각을 잃지 않는 안 제시 아닐까요?
    단순히 위에서 내려오는 방향만을 따른다면... 왠지... 가망이 별로... --;

    물론... 현실에서 윗선의 방향에 크게 좌우되는 것은... 뭐... 동감동감. ^^;

    아이들이 생각보다는 영악(?)하죠. 순진하고 단순하게만 보다가도...
    가끔 정곡을 찌르는 의외의 말에... 순간 당황하기도 하고... ^^;

    서울에선... 오프 모임이 있나보군요. 가까워야 낄 엄두를 내는데...
    저희도 천안/아산 오프 모임이 있었는데... 후기를 못올리고 있네요.
    즐거운 시간 되시길... (후기 올려주실거죠?  ^^;)

I : G님, 저도 가끔 정곡을 찔려 찔끔찔끔합니다. ^^
   오프모임은 아니고요,
   본관 근무자끼리 서로 오가다 인사하며 "밥이나 한끼하죠~" 이야기하다가
   그냥 점심 먹는정돕니다. 어제 지차장, 김대리와 같이 점심 한끼(?)하는 정도.. ^^  
 
F : ㅎㅎ E님께서 본관 올라가실 일이 있으셨군뇨.
    전 또 조과장님께서 강남 내려오신다고-
    그러고 보니, 못뵌지 한참 되었네요;  
 
E : 음.. 약간의 오해가.. 저 아직 사무실은 본관이구요.
    제 클라이언트가 강남에 있어서 자주 내려가는 거죠.
    강남으로 짐싸는 건 아마도 10월말 정도일 것 같습니다. -_-;

    암튼 또 말 나온 김에 날 잡을까요? ㅎㅎ  
 
I : F님&E님. 저는 빠질테니 제 블로그 대화방을 두분이서 이용하세요.. ^^
   [ atdt 01410.....치잇~~~ 웰컴이안(조세형)님이 강제 퇴장당하셨습니다. ]  
 
H :  ^^; 야... 이거... 세대가 확 드러나는데요?
     모뎀의 명령어에 전화번호... 대화방 강퇴까지... ^^;
     당시의 텍스트만의 묘미가 생각나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인내심이 대단했죠.
     (괜찮은 자료 하나 받으려면 밤새도록 다운로드... --;)

 
I : H님, 그러게요 숨길수없는 나이가 드러나는군요. ^^
    정말 그때는 느림의 미학이 대단했죠. 지금 광랜의 속도와 비교하면~~~
 
J : 그..런..거로군뇨. 저게 뭔가 했네-! ㅋ  
 
K : ㅎㅎ 테이프 레코더에서 30분을 돌려서 실행했던 조악한 게임들을 생각한다면...
    카세트 데크를 내장했던 삼성전자 최초의 PC SPC-1000 기억하시나요?  
 
L : ^^; 카세트... 야... 이거... 과거로의 기억 여행이... 정말...
    IBM AT/XT... 가정에 컴퓨터 자체가 드물던 시절...
    프로그램 배운다고 베이직으로 마방진 만들던 기억이...
    그러고 보니... 여전히 그 비슷한 걸로 밥벌이를 하니...
    그때 들인 투자비를 회수하고 있기는 하군요. ^^;

M : MB가 하는건 모두 조작이고 왜곡처럼 느껴집니다.  
 
N : 설정...설정..ㅋㅋ  
 
O : 신뢰의 상실이 얼마나 큰지... 느끼고 있겠죠.
     두고두고 정권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리라 생각됩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최근 몇몇 사건에서... 한번 깨진 신뢰는
     이유불문...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될 정도로 회복 불능이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자신도 돌아보게 되고...)

     그러고 보면 인간, 인간관계라는게 상당히 비가역적이에요?
     그래서 더 어렵고... 조심스럽고... 소중한 것일지도 모르죠.

P : 약간 설정스럽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