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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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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엮인글 원문 : 숨은그림찾기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논어에서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

모르는걸 묻지 않는게 부끄러운 일이다. 점점 머리가 커(?) 갈수록 잘 묻질않는다.
(누군가는 "조과장은 원래 머리가 크셨잖아요??" .... 잡히기만 해 죽어~~~ ^^)

하여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1. 이윤기
대학 갓 졸업하고 사회초년생활을 할때,
엮인글에도 썼지만 숨은그림찾기를 비롯해 나비넥타이, 갈매기 등 이윤기 소설을 읽고
그 촌철살인에 흐뭇해서 수필집 등을 닥치는대로 사서 읽었다.

단순 "해학"에만 빠져 책을 샀는데,
점점 그 "해박"함에 내가 좋아하는 작가 세 손가락안에 들어버렸다.

최근 그리스로마 신화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을때는
"내가 좋아하는 무명 가수가 하루아침에 유명 가수가 되어버렸을때의
 배신감 비슷한 서운함이 들었어요"라는~~ ^^
- 지난번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온 10대의 심정을 인용해봤다. ^^

그 이윤기님의 "장미의 이름"이란 소설책 가장 뒤 작가의 말을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움베르트 에코가 쓴 장미의 이름은 내가 영어판을 중역한 책이지
        이탈리아어를 직접 번역한 책이 아니다.
        초판 출간 14년 뒤인 2000년, 무려 60쪽에 달하는 원고 봉투를 받았다.
        철학을 전공한 한 학자의 장미의 이름 읽기 라는 제목이 달린 원고였다.

        그 학자는 철학개론 시간에 학생들에게 장미의 이름을 바르게 읽어주면서,
        이 소설이 지닌 철학적 의미를 가르쳤던 모양인데,
        바로 그때의 메모를 내게 보내준것이다.

        이 원고는 무려 300여군데의 부적절한 번역,
        빠져있는 부분과 삭제해야 할 부분을 지적해주고 있었다.
        그의 지적은 정확하고도 친절했다. 오독하고 오역한것이 매우 부끄러웠다.

        나는 철학 전공자가 아니어서,
        에코가 소개한 해박한 중세학 및 철학을 다 이해할수 없었다.
        어렴풋이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그책에 나오는 무수한 개념을
        철학사에서 찾아내는 일이
나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나는 그 학자의 지적을 검토하고 260군데를 바르게 손보았다.

        그러고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부끄러웠다고 고백하고
        그의 지적을 새 책에 반영해도 좋다는 양해를 얻었다.

        정확한 지식과 예리한 눈을 겸비한 분이 감시해주고 있는 것은
        역자로는 아픈 일이지만,
        우리 번역 문화에는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싶었다. 아 이렇게 가야하는구나 싶었다.

        철학자 강유원 박사께 나는 아직까지도 고마워한다.

                                 - 이윤기 번역서 "장미의 이름" 작가 서평 중 -


공자의 말씀처럼 모르는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묻는 대가의 모습이 얼핏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이윤기님의 모습 중 하나가 바로 이런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강유원
위의 이윤기 작가의 서평에도 나오는 강유원박사는
괴짜 철학 박사로 언더그라운드(?)에서는 꽤 유명하다.

"강유원의 고전 강의 공산당선언" 이란 책은
네이버 포털 책 추천에 소개될정도로 나름 인지도가 있는 학자이다.

우리 시대의 지성 26인의 대담이 재밌게 구성된
 
"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아버지 어디 갔니?(링크)" 란 책을 보면
이윤기 작가와 강유원 박사의 글도 읽을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모르는건 부끄러운게 아냐!
글을 쓰다 보니 장황해졌는데, 이번 포스트의 결론은
"모르는건 부끄러운게 아니고 오히려 묻지 않는게 부끄럽다는 것" 이다.

나도 간혹 진짜 부끄러워서 묻지 않는경우도 있고 귀찮아서 그냥 넘어가는경우도 왕왕 있다.
(물론, 모든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묻지 않을때도 있다.. ^^
 이건 무슨 근거없는 자신감~~병이네 병~~)

모르는건 피해갈수도 있지만, 가능하면 모르는건 꼭 물어보자!
(누굴 꼭 집어서 이야기할수는 없지만, 아셨죠? 누구님!)


사족 : 강유원 박사의 스타일은 극과 극인듯하다. 인터넷의 글들을 봐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니아처럼 좋아하고, 싫어하는 스타일은 시큰둥둥!
        때론 글도 좀 거칠고, 말도 좀 거칠고 직선적이라서 그런듯!

        예전 온라인 사보 삼성월드에 우리 가족들이 번개 모임하는 게 실렸었다.
        거기에 유원이 삼촌이랑 내가 같이 찍힌 사진이 있어 링크를 걸려고 봤는데,
        삼성월드 사이트가 없어져버렸다. 벌써 오래된듯한데 난 왜 몰랐을까??? 쩝!!


[덧글]

A : 제가 그동안 과장님을 "좀" 안다고 자부했었는데...사실...저 과장님을 잘 몰라요 ☞☜  

B : 분위기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정말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게 묻는 것이지요.
    싱블에서 만난 몇 몇 분들을 보면 도대체 내가 아는게 뭘까? 라며 자책을 합니다.

C : 맞아요.. 모르는 건 모른다고 확실히 인정하고 가야할 것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D : 불치하문(不恥下問)이란 말이 생각나네요...
    모르는 것을 묻지않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야겠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 : 과장님~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이 글 내용이 역시 저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모르면서 아는척 은근슬쩍 넘어가면 그 순간엔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르나
    더 시간이 흘러 상황이 더욱 깊어졌을 때, 난감해 질 수 있어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고 솔직하게 밝히는 것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는 땅을 열어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내가 모름을 밝히면 상대는 더 많은 걸 알려주려고 하는데,
    반대로 누군가가 나의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고 뾰로퉁해 있으면,
    역시 자신만 손해죠... 이윤기님 정말 멋지네요~!  

F : 사람들이 물어 보면 모른다고 하는 사람이 의외로 참 많아요.
    이거 아니? "몰라요" 아마도 사소한 것은 모른다 쉽게 말 하지만
    조금 중요한 것들은 그리 쉽게 모른다 하지 않는가봅니다.
    공자께서는 정말 똑똑하셨나봐요? 그렇지요? 
    소문에 공자께서도 동이족이었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래서 별로 중히 쓰이지 못했다는 말도...  

G : 현실에서 모른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말 처럼 쉽지 않지만 모르는 것을 알고 노력하는 것!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담아가겠습니다^^  

H : 저도 강유원이란 분을 알고 있는데
    음성강의 올려놓으신 사이트를 얼마전에 폐쇄하셨더라구요 ^^;;;  

J : 어렸을때는 모르면 모른다고 자신있게 대답하고 알아갔는데,
    나이가 먹을수록 그게 안되요. 나이가 들면서 겁만 많아졌네요.

K : 덧글쓰기퍼가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