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생때부터 좋아했던 이윤기선생님의 소설중에서
"숨은그림찾기1"이란 촌철살인의 소설이 있다..
독특한 일모선생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 소설의 첫머리에
『 찾아본 데 있는 것은 어쩌나?
잃어버린 것을 찾아 뒤짐질할 때마다 마음에 묻어드는 이 섬뜩한 두려움 』
그리고 끝머리에는
『 무서운 일이다. 잃어버린 물건이 내가 이미 뒤짐질해 본 곳에 있을수도 있다는 것은』
이라고 써있다..
최근 이러한 뒤짐질의 "섬뜩함"까지는 아니지만,
뒤짐질의 "미안함"을 느낀 경우가 있었다.
책을 살때 늘 그러했듯이,
1. 일단 회사 근처 코엑스에서 가장 크다는 서점에 가서
2. 사고싶은 책들을 뒤져서 PDA 메모란에 빼곡히 적고
3. 인터넷서점 사이트에 가서 하나도 빠짐없이 주문하고
4. 이제 책오는 날 기분좋게 박스를 풀어서 보면되었었다
지난주에도 미리 서점에서 고른 책들이 온라인서점사이트에서 배송되어 왔다.
퇴근해서 보니,
2돌을 지나면서 장난꾸러기로 이미지 대변신(?)을 한
아들 이안君이 책 박스를 미리 다 펼쳐놓고 있었다.
박스 안에 있던 영수증과 비교하던 중
책이 한권 안 온것을 발견했다.
아무리 비교해봐도 배송 온 책은 8권,
주문한 책은 9권이었던것이다.
클레임의 달인, jose가 이 기회를 그냥 넘길쏘냐~~
바로 A 사이트에 전화걸어
책 한권이 안왔다고 하니 별 확인없이
친절하게 내일 받을수 있도록 책은 보내준단다.
미안하다는 사과도 몇번이나 하면서!!!
다음날, 집에 가보니
역시 친철하게 재배송되어 온 책 박스가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그 박스옆에는 그 박스 안에 있어야 할 책이 버젓이 있었던것이다.
그 박스속을 풀어보니 역시나 그 책이랑 똑같은 책이 들어있었다.
"이안엄마~~~ 이 책 어디서 났어??"
"어제 책 배송 온거 이안이가 뜯어보다가 소파밑에 넣어놨나봐.
오전에 청소하다 보니 소파밑에 있더라고~~~"
헉!!!!!
온라인서점 A사이트는 분명 배송을 맞게 해줬는데,
이안君의 농락에 빠져 나는 잘못된 클레임을 했던것이다.
두권의 똑같은 책을 손에 들고는 망/연/자/실
그 책은 지금도 내가 책을 즐겨읽는 화장실 한껸에
2권이 쌓여있다.
얼떨결에 A사이트에 자수할 기회를 놓쳐버리고!!
이윤기선생님 소설의 글처럼,
무서운 일이다.잃어버린 물건이 내가 이미 뒤짐질해 본 곳에 있을수도 있다는 것은
[ 리 플 ]
A : 다들 비슷한 경험들을 하는군요. 저는 드레스 셔츠를 그렇게 한번 더 받은 적이 있다는...
I : A차장님, 그 드레스셔츠 반납 안하고 입고계시죠?? 책한권에 약간 가책을 느끼며 살고
있는데 차장님처럼 공범을 하나둘씩 늘려가면 좀 안심이 될듯해서요..
A : 네, 그냥 입고 다니다가 이미 폐기처분했습니다.
문제는 죄책감이 별로 들지 않더라는건데요,
이제는 은근히 배송측의 실수로 두 개가 배달되기를 기대하기까지 한답니다.
로또가 안 되니 이런거라도...
B : 과장님 요즘 왜 그러시나요!~~ 700원에 이어 도서까지...부자되시려나 봅니다.
가까이하면 좋을 지 안좋을 지 헷깔리네요. 뭘 우겨서 뺏어갈지,
뺏은 덤 하나 거져 얻을 지.... ㅋㅋ
C : 사이트에 전화하면 직접 찾아와서 가져갈텐데요.
I : C책임님, 서점고객센터에 빨리 전화했어야 했는데.. 이미 늦은듯합니다. ^^
책에 라면국물이 몇방울 튀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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